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NOW

자화상

by 낭만바보 2020. 3. 20.

말로 숨을 쉬는 사람의

목을 조르고,

한참을 죽일듯이 졸라대면

콜록, 콜록 하고

시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온다.

 

십수년을 두고,

단 한걸음도 걷지 못한

뒤룩한 목을 졸라 메고,

주우욱 끌어 올리는데도

미소 짓는 뒤룩뒤룩한 내 모습에

화를 참으며 기다려봤자

아하.. 그냥 숨을 쉬지 못해

차갑게 식어버렸네.

 

날카로운 칼을 벼려,

배때지에 깊숙히 꽂아놓고

창자와 심폐장을 다 뒤집어 갈라도

그놈의 말은 하나도 남지 않아.

머리와 다리, 배와 배꼽이 따로 노는데도

도저히 찾을수가 없어.

몸땡이 어디에 그 말이 있었던 걸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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